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코어 운동부터 하세요.” “복근이 약해서 허리가 아픈 거예요.” “플랭크를 꾸준히 하면 좋아질 겁니다.” 실제로 코어 운동은 허리 재활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허리 통증 = 코어 부족 하지만 연구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이야기는 훨씬 복잡합니다. 만약 허리 통증의 원인이 단순히 복근 부족이라면 복근이 강한 사람은 허리가 아프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선수도 허리 통증을 경험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오래 한 사람도 허리 문제를 겪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허리 통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근골격계 증상 중 하나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허리 통증이 정확한 구조적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만성 허리 통증 환자들 중 상당수는 MRI나 X-ray 검사에서 명확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기도 합니다. 반대로 영상 검사상 디스크 돌출이나 퇴행성 변화가 있어도 통증이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통증 연구에서는 허리 통증을 단순히 구조의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허리 통증과 관련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자 중 한 명은 호주의 물리치료 연구자 Paul Hodges 입니다. 그는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 패턴을 분석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정상적인 경우에는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기 직전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 같은 심부 안정화 근육이 먼저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이런 활성화 타이밍이 지연되는 경우가 관찰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이후 “코어 안정성”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초기 연구가 발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결론을 단순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허리 통증 = 복횡근 약화 하지만 이후 연구들은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허리 통증 환자에게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복부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했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몸 전체가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었습니다.
즉 문제는 단순히 근육이 약한 것이 아니라 몸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움직임 연구에서는 허리 통증을 ‘근육 부족’보다 ‘움직임 전략의 변화’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가 불편한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몸통을 과하게 고정하거나, 허리에 힘을 과도하게 주거나, 움직임 자체를 줄이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호를 위한 반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움직임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피로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운동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플랭크를 오래 버티고, 데드리프트를 잘하고, 복근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허리 통증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례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허리 건강은 단순히 근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호흡, 수면, 스트레스, 활동량, 움직임 패턴, 회복 상태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작용합니다.
최근 허리 통증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은 생물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 입니다. 이 모델은 통증을 단순히 근육이나 관절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통증은 신체적 요인, 심리적 요인, 생활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같은 디스크 상태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통증이 없고, 어떤 사람은 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어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을 “복근이 약해서”라고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일 수 있습니다.최근 연구들은 허리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이 강한 복근 하나가 아니라 효율적인 움직임, 적절한 안정성, 충분한 활동량, 그리고 다양한 움직임 경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허리 통증의 핵심 질문은 “복근이 얼마나 강한가?”보다 “나는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